코보 리브라 컬러가 지금 259.99달러다. 2024년에 나올 때 219.99달러였으니, 1년 반 사이에 40달러(18%)가 오른 거다.
왜 오르는지가 8월 13일 대만에서 숫자로 나왔다. 이잉크(E Ink)가 실적발표에서 올해 매출 성장 전망을 20~25%에서 10~15%로 낮췄는데, 이유로 메모리 가격을 지목했기 때문이다.
메모리값이 이북리더기를 밀어올렸다
이북리더기 안에는 DDR4 램과 낸드가 들어간다. 화면만 전자잉크고, 나머지는 평범한 안드로이드 기기다. 그 램값이 올해 폭등했다.
2026년 1분기 D램 계약가는 전 분기 대비 95%, 2분기에도 63% 올랐다. 3분기 전망치는 13~18%라 오름폭은 줄었지만 방향은 그대로다. 낸드도 3분기에 10~15% 더 오른다는 전망이다.

원인은 AI다. HBM 수요가 커지면서 일반 D램과 낸드 생산 물량이 그쪽으로 옮겨갔고,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이 부족이 2027년 이후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본다. 한국에서 반도체 호황 뉴스로 읽히는 일이 이북리더기 쪽에서는 정확히 반대로 나타나는 셈이다.
이잉크는 소비자 부문만 역성장한다고 했다
이잉크 이정호(Johnson Lee) 회장은 이북리더기·이노트 부문을 두고 “두 자릿수 매출 감소”를 말했다. 전자가격표시기(ESL) 중심의 IoT 부문은 그대로 20~25% 성장 전망이니까, 회사가 흔들린 게 아니라 소비자용 제품만 빠진 거다.
실적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2분기 순이익이 37.3억 대만달러로 전년 대비 26% 늘었고, 상반기도 26% 증가했다. 매출총이익률만 60%에서 58.7%로 조금 내려갔다.
눈여겨볼 건 계절성이다. “3분기는 원래 이잉크의 성수기였다. 올해는 다르다”는 게 이 회장 말인데, 올해 성수기는 4분기라는 뜻이다. 신제품이 뒤로 밀렸다는 얘기이기도 하다.
| 이잉크 2026 부문별 전망 | 방향 |
|---|---|
| 전체 매출 성장 | 20~25% → 10~15%로 하향 |
| 이북리더기·이노트 | 두 자릿수 감소 |
| IoT·전자가격표시기 | 20~25% 성장 유지 |
| 디지털 사이니지 | 한 자릿수 후반 성장 |
| 설비투자 | 80억 대만달러 유지 |
| 성수기 | 3분기 → 4분기로 이동 |
코보는 이미 두 번 올렸다

제조사 쪽 움직임은 5월에 먼저 나왔다. 코보가 현행 라인업 세 종의 값을 한꺼번에 올렸는데, 2024년 출시 이후 두 번째 인상이었다.

앞선 인상이 10달러씩이었다면 이번엔 20~30달러다. 코보 자사몰과 아마존 스토어, 공식 리셀러에서 동시에 바뀌었으니 유통 마진이 아니라 본사 결정이라는 뜻이다.
6월에는 코보가 세일을 했다. 클라라 BW 139.99달러, 리브라 컬러 229.99달러 — 인상 직전 가격 그대로였다. 원래 자리로 되돌려 놓고 할인이라고 부른 셈이다.
확인해 보니 8월 18일 현재 코보 자사몰은 또 세일 중이다. 클라라 BW 139.99달러, 클라라 컬러 159.99달러에 리브라 컬러만 259.99달러 그대로다. 인상과 세일을 번갈아 쓰는 모양새라, 정가로 사는 사람만 손해를 본다.


포럼 반응은 갈린다. 한 사용자는 이 값이면 코보를 안 사겠다면서 그렇다고 킨들로 갈 생각도 없고 아이패드 앱으로 버티겠다고 썼고, 이미 리브라 컬러를 쓰는 다른 사용자는 그렇게까지 부담스럽진 않다고 답했다. 새로 사는 사람과 이미 산 사람의 온도가 다르다.
시점이 재밌다. 5월 인상 직후 한 이북리더 매체 댓글창에 “램 부족이 이제 이북리더기까지 온 건가?”라는 질문이 올라왔는데, 이잉크가 그걸 공식으로 인정한 게 8월 13일이다. 독자들이 석 달 먼저 짚은 셈이다.
인상은 미국만이 아니었다. 벨기에에서 리브라 컬러가 270유로가 됐다는 보고가 있고, 스페인과 영국에서도 올랐다는 댓글이 달렸다. 캐나다는 클라라 두 종만 10달러씩 올랐는데, 그쪽 반응은 레딧에 따로 모여 있다.
해당 매체 필자는 댓글에서, 이미 팔고 있는 모델 값을 갑자기 올린 다른 이북리더 회사는 찾지 못했다고 적었다. 아마존이 같은 짓을 했으면 난리가 났을 거라는 말도 덧붙였다.
신제품이 안 나오는 것도 같은 이유다
이잉크는 고객사들이 신제품 출시를 미루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북스는 올해 팔마3, 노트에어6C, 노트미니C, 탭 엘리트, 피코까지 다섯 종을 예고해 놓고 아직 하나도 정식 출시하지 않았다. 피코는 7월 말에 티저만 나왔다.
값이 오르니 신제품을 미루고, 미룬 사이 구형 값도 올라 그것마저 안 팔리는 구조인 셈이다. 개인적으로는 이 대목이 제일 나쁘다고 본다. 값이 오르는 건 참을 수 있는데, 선택지 자체가 줄어드는 건 다른 문제다.
코보가 리브라 컬러를 내놓을 때 만든 공식 영상이다. 값이 오르기 전 물건이다.
엑스틴크는 8월 13일 X4 미니를 단종했다. 후속인 X4 프로와 X3에 물량을 몰겠다는 건데, 라인업을 넓히는 게 아니라 줄이는 방향이다.

한국에서는 200달러 선이 걸린다
킨들도 코보도 국내 정식 판매가 없어서 직구로 사야 한다. 그래서 값이 오르면 세금 구간이 같이 움직여요.
미국에서 출발한 물건은 200달러, 그 외 국가는 150달러까지 면세인데, 1달러만 넘어도 전액 과세다. 과세가격은 상품값에 현지세와 해외배송비까지 더해서 계산한다.
- 클라라 BW 159.99달러 — 미국발이면 배송비를 얹어도 대체로 안쪽
- 클라라 컬러 179.99달러 — 배송비 20달러만 붙어도 아슬아슬
- 리브라 컬러 259.99달러 — 미국발이어도 초과. 관세와 부가세가 붙는다
인상 전이라도 리브라 컬러는 229.99달러라 어차피 200달러를 넘었다. 문제는 클라라 컬러다. 인상 전 159.99달러였는데 지금은 179.99달러라, 배송비를 합치는 순간 과세 구간으로 넘어가는 자리에 올라섰다.
환율도 같은 방향이다. 8월 13일 원달러가 1,412원이었으니 리브라 컬러 259.99달러면 약 36만 7천 원이고, 여기에 세금과 배송비가 더 붙는다.
국내 단말기는 사정이 조금 다르다. 예스24 크레마 계열은 원화로 값이 매겨져 있고 A/S도 국내에서 되기 때문이다. 다만 부품값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을 텐데, 국내 가격 인상은 아직 공지된 게 없다. 앞으로 지켜볼 항목이다.
그래서 지금 사야 하냐면
이잉크가 성수기를 4분기로 잡았고, 아마존도 연말에 킨들 여러 종을 낸다고 알려져 있다. 북스 다섯 종도 아직 안 나왔으니, 신제품이 몰린다면 4분기다.
급하지 않으면 기다리는 편이 낫다. 신제품이 나오면 구형이 밀려나면서 값이 잠깐 내려가는 구간이 생기기 때문이다. 지금 사면 올라간 값에 사는 거다.
당장 필요하면 미국발 200달러 아래로 맞추는 게 실속 있다. 클라라 BW가 그 선에 걸친다. 컬러를 원한다면 세금까지 계산에 넣고 시작해야 한다.
다만 메모리 부족이 2027년, 길게는 2028년까지 간다는 전망이 있어서, 기다린다고 2024년 값으로 돌아가지는 않을 거다. 4분기 신제품 값이 얼마로 나오는지를 다음에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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