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5분이 사망의 6%를 막는다는 계산 — 스탠딩 데스크는 거기 없었습니다

좌식 시간 상쇄에 필요한 하루 활동량 비교 막대그래프

올해 1월 랜싯에 실린 논문이 계산한 숫자는 하루 5분입니다.

가장 안 움직이는 집단이 중고강도 활동을 하루 5분만 더 하면 그 집단 사망의 약 6%를 막을 수 있다는 계산입니다. 인구 전체로 넓히면 약 10%가 됩니다.

주말에 골프나 수영을 하고 평일엔 앉아 있는 사람에게 걸리는 이야기라 정리해 둡니다. 저희가 딱 그렇습니다.

먼저 적어 둘 것이 있습니다. 아래 연구는 전부 관찰연구입니다. 인과관계가 아니라 연관입니다. 이 얘기는 뒤에 다시 하겠습니다.

필요한 운동량은 계속 내려가고 있습니다

예전에는 좌식 시간을 상쇄하려면 하루 한 시간은 움직여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 수치는 설문으로 물어서 나온 것이었습니다.

2020년에 기기로 다시 쟀습니다. 4개국 44,370명에게 가속도계를 채웠습니다.

결과는 하루 30분에서 40분이었습니다. 절반 가까이 내려간 셈입니다.

사람들이 자기 활동량을 실제보다 부풀려 답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상쇄에 필요한 하루 활동량
기기로 재면서 숫자가 계속 내려갔습니다. 자료: BJSM 2020·Lancet 2026·WHO 권고를 헬로삐가 정리

올해 랜싯 논문은 여기서 더 나아갑니다. 노르웨이, 스웨덴, 미국, 영국의 최대 135,046명 자료를 합쳐서 다시 계산했습니다.

5분입니다. 좌식 시간을 하루 30분 줄이는 것만으로도 약 3%가 계산됐습니다.

숫자가 작아진 건 기준이 낮아져서가 아닙니다. 재는 방법이 정확해져서입니다.

WHO 신체활동 권고 요약 인포그래픽
WHO의 2020년 권고는 성인에게 주 150~300분의 중강도 활동과 주 2일 이상의 근력 운동을 제시합니다. 하루로 나누면 21분에서 43분입니다. 사진 출처: 세계보건기구(WHO) 공식

WHO 권고 자체도 2020년에 한 번 바뀌었습니다. 예전에 있던 10분 이상 연속이라는 조건이 사라졌습니다.

짧게 쪼개도 세어 준다는 뜻입니다.

WHO가 2020년 권고를 내면서 만든 영상입니다. 제목이 ‘Every move counts’입니다. 영상 출처: 세계보건기구(WHO) 공식 유튜브

스탠딩 데스크는 기대만큼이 아니었습니다

2024년 12월에 나온 연구입니다. 영국 바이오뱅크 83,013명에게 기기를 채워 약 7년을 추적했습니다.

앉아 있는 시간은 예상대로였습니다. 하루 10시간을 넘긴 뒤로는 1시간 늘 때마다 주요 심혈관질환 위험이 15%씩 올라갔습니다.

문제는 서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심혈관질환 위험이 낮아지지 않았습니다. 변화가 없었습니다.

낮아지기는커녕 다른 게 올라갔습니다. 하루 2시간을 넘겨 서 있으면 30분마다 기립성 질환 위험이 11%씩 올라갔습니다.

기립성 질환은 일어설 때 어지러운 기립성 저혈압, 하지정맥류, 만성 정맥부전 같은 것입니다.

앉기와 서기의 위험 비교
서 있는 시간은 심혈관 위험을 낮추지 않았습니다. 자료: Int. Journal of Epidemiology 2024를 헬로삐가 정리

논문의 결론 문장은 이렇습니다. 서 있는 시간을 늘리라고 처방하는 것으로는 주요 심혈관 위험이 낮아지지 않을 수 있고, 기립성 질환 위험은 높아질 수 있다.

책상을 올리는 것과 움직이는 것은 다른 일이라는 얘기입니다. 앉아 있는 것의 반대는 서 있는 것이 아니라 움직이는 것이었습니다.

짧은 휴식은 기분을 올리지 성과를 올리지 않았습니다

이것도 통설이 반쯤 깨진 쪽입니다.

2022년 메타분석이 22개 표본, 2,335명을 모았습니다. 10분 이하의 짧은 휴식이 대상이었습니다.

활력은 올라갔습니다. 효과크기 0.36입니다. 피로도 줄었습니다. 0.35입니다.

업무 수행은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가 없었습니다. 0.16이고 p값은 0.116이었습니다.

쉬면 기분이 낫습니다. 일이 더 잘된다는 근거는 아직 약합니다. 메타회귀에서는 휴식이 길수록 수행이 좋아졌습니다. 10분으로는 짧을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한국인은 하루 9시간 앉아 있습니다

국민건강영양조사 기준입니다. 2018년에 8.3시간이었던 성인 좌식 시간이 2023년에 9.0시간이 됐습니다.

같은 기간 유산소 신체활동 실천율은 52% 언저리에서 움직이지 않았습니다. 2023년 52.5%, 2024년 52.1%입니다.

그 사이 40대 남성 비만율은 2024년에 61.7%가 됐습니다. 1년 만에 11.5%포인트 올랐습니다.

청소년은 더 심합니다. 하루 11시간 이상 앉아 있습니다. 학습을 뺀 좌식 시간만 2017년 2.6시간에서 2023년 3.4시간이 됐습니다.

세계 평균과 비교하면 이렇습니다. WHO는 전 세계 성인 31%, 약 18억 명이 권고에 못 미친다고 봅니다. 청소년은 81%입니다.

WHO 청소년 신체활동 캠페인 이미지
WHO는 전 세계 청소년 81%가 권고 활동량에 못 미친다고 집계합니다. 여학생이 85%, 남학생이 78%입니다. 사진 출처: 세계보건기구(WHO) 공식

이 숫자들의 한계는 분명합니다

여기서부터가 중요합니다. 위 연구는 하나도 빠짐없이 관찰연구입니다.

5분 걸으면 사망 위험이 6% 준다는 뜻이 아닙니다. 5분 더 걷는 사람들의 사망률이 그만큼 낮았고, 그 관계가 인과라면 그 정도가 계산된다는 뜻입니다.

랜싯 논문 제목에도 ‘잠재적으로 막을 수 있는’이라는 표현이 들어 있습니다.

두 번째 문제는 역인과입니다. 이미 아픈 사람은 덜 움직입니다. 그러면 안 움직이는 게 원인인지 결과인지 헷갈립니다.

올해 나온 미국 연구가 이걸 직접 보여 줬습니다. 짧고 강한 활동을 하는 사람의 사망 위험이 44% 낮게 나왔습니다.

그런데 기저 심혈관질환자와 암 환자를 빼고 다시 계산하니 그 차이가 통계적으로 사라졌습니다. 저자들이 논문에 직접 역인과 가능성을 적었습니다.

세 번째는 표본입니다. 위 연구 상당수가 영국 바이오뱅크이고 평균 연령이 60대입니다. 30~40대 한국 직장인에게 그대로 적용된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네 번째로 손목에 차는 기기는 자전거와 근력운동, 수영을 과소평가합니다.

마지막으로 WHO도 좌식 시간의 안전 기준선을 제시하지 못했습니다. 근거가 부족하다고 가이드라인에 적혀 있습니다.

연구에서 나온 10시간, 12시간이라는 숫자는 개별 연구의 변곡점이지 권고 기준이 아닙니다.

그래서 뭘 하면 되냐면

숫자가 작다는 게 이 글의 요점입니다. 한 시간을 못 내서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 5분을 하는 편이 낫다는 쪽에 근거가 쌓이고 있습니다.

책상을 올리는 것으로 대신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적어도 8만 명을 잰 연구에서는 그렇게 나왔습니다.

남는 질문은 30~40대에게도 같은 숫자가 나오느냐입니다. 지금 자료는 대부분 60대 표본입니다.

이 글은 의학적 조언이 아닙니다. 기립성 저혈압이나 심혈관질환 병력이 있다면 강도를 올리기 전에 진료를 받는 편이 맞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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