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3일 정부가 세제개편안을 내놨다. ISA가 둘로 갈린다. 국내 주식만 담는 조건으로 이자·배당에 세금을 아예 안 물리는 「생산적금융 ISA」가 새로 생긴다.
대신 지금 쓰는 일반 ISA는 혜택이 줄어든다. 계약기간이 최대 5년으로 잘리고, 못 채운 납입한도를 다음 해로 넘기는 것도 없어진다.
반발이 컸다. 이재명 대통령이 전면 재검토를 지시했고, 여야 의원 여섯 명이 각자 다른 안을 냈다. 확정은 12월 국회다. 그러니 아직 정해진 건 없다.

새 계좌는 배당에 세금을 한 푼도 안 물린다
생산적금융 ISA의 핵심은 하나다. 이자·배당소득에 비과세 한도가 없다. 지금 일반 ISA는 200만 원(서민형 400만 원)까지만 비과세고 넘는 만큼은 9.9%를 뗀다.
납입은 연 2,000만 원, 총 2억 원까지다. 의무 가입기간은 3년이고 최대 10년까지 굴릴 수 있다. 1인 1계좌만 된다. 다른 ISA와 같이 갖는 건 허용된다.
시행은 2027년 1월 1일 이후 신규 가입분부터다. 2029년 말까지 가입해야 적용받는다. 3년 안에 원금을 넘겨 빼거나 해지하면 비과세가 환수된다.
만 15~34세이면서 총급여 7,500만 원(종합소득금액 6,300만 원) 이하면 납입금의 10%를 소득공제로 받는다. 최대 85만 원이다.

그런데 담을 수 있는 게 국내 주식뿐이다
여기가 걸리는 대목이다. 넣을 수 있는 자산이 국내 상장주식, 국내 주식형 펀드, 국민성장펀드, 기업성장집합투자기구(BDC)로 묶여 있다.
예적금이 안 된다. 국내에 상장된 해외 ETF도 안 되고 해외 자산 펀드도 안 된다. 지금 일반 ISA에서 하던 자산 배분을 그대로 옮길 수 없다는 뜻이다.
정부가 이렇게 묶은 이유는 나와 있다. 기존 ISA 운용자산 가운데 해외 ETF 비중이 25%를 넘었다. 세제 혜택을 준 돈이 해외로 나간다는 판단이다.
업계에서는 방어막을 없앤 설계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내 주식에 일정 비율 이상 투자하도록 하는 방식이었다면 이해할 수 있는데 투자처를 이렇게까지 좁힌 건 다르다는 거다.
코스피 배당수익률이 0.92%다
배당세를 면제해 주는 계좌인데, 정작 국내 주식의 배당수익률이 바닥이다.
코스피 시가배당수익률은 6월 4일 기준 0.92%였다. 1년 전인 2025년 5월 2.14%에서 반토막이 났다. 4월 29일에는 0.82%까지 내려가 2000년 3월 이후 최저를 찍었다.
배당금이 줄어서가 아니라 주가가 올라서 생긴 일이다. 같은 배당금이라도 주가가 오르면 수익률은 떨어진다.
그래서 계산이 이렇게 된다. 2억 원을 10년에 걸쳐 다 채우고 지수 수준으로 굴리면 연 배당이 184만 원이다. 일반 ISA의 비과세 한도 200만 원 안에 들어온다. 두 계좌의 세금이 똑같이 0원이다.
차이가 생기려면 배당수익률 3~5%짜리 고배당주로 몰아야 한다. 3%면 일반 ISA보다 연 40만 원, 5%면 79만 원을 더 아낀다. 위 그래프의 오른쪽 두 묶음이다.
정리하면 이 계좌는 국내 고배당주에 2억 원을 집중하는 사람에게 맞춰져 있다. 예적금도 해외 자산도 못 섞으니 그 집중을 분산으로 덜어낼 방법이 없다.
지금 쓰는 ISA는 두 가지를 잃다

첫째, 총 계약기간이 최대 5년으로 제한된다. 지금은 최소 3년만 채우면 계속 연장할 수 있어 사실상 무기한이었다.
둘째, 납입한도 이월이 없어진다. 올해 2,000만 원을 다 못 채웠어도 내년에 몰아 넣을 수 없게 된다.
연간 2,000만 원과 총 1억 원이라는 한도는 그대로다. 비과세 한도 200만 원(서민형 400만 원)과 가입 대상도 유지된다.
불리해지는 사람이 분명한다.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자영업자와 프리랜서, 그리고 앞으로 수입이 늘어날 사회초년생이다. 목돈이 생기는 해에 몰아 넣는 방식이 막힌다.
한 가지 더 있다. 이월과 만기 연장은 2020년에 정부가 직접 만든 제도다. 당시 정부는 이렇게 설명했다.
투자자가 여건에 따라 탄력적으로 납입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입니다. 계약기간 연장이 불가능할 경우 투자자가 증시 상황에 관계없이 주식을 처분해야 하는 문제가 있습니다.
2020년 세법개정안 논의 당시 정부 설명 (한국일보 보도)
6년 만에 같은 정부가 자기가 만든 걸 되돌리려는 셈이다.
대통령이 재검토를 지시했다
여당 안에서도 비판이 나왔고 이재명 대통령이 전면 재검토를 요구했다. 재설계가 불가피해졌다.
국회에는 이미 여섯 건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올라와 있다. 민주당 정태호·이소영·임광현·이강일, 국민의힘 박대출·강명구 의원이 냈다.
여섯 건 전부 납입한도 이월과 계약기간 연장을 허용한다. 정부안과 정확히 반대다. 한도는 연 2,000만~6,000만 원, 누적 1억~3억 원으로 안마다 다르다.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8월 9일 이렇게 말했다.
기존 ISA는 건드릴 필요 없고, 생산적금융 ISA가 추가로 들어오는 것은 선택적으로 하면 된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의장, 2026년 8월 9일
기존 혜택은 그대로 두고 새 계좌를 선택지로만 얹는 쪽으로 갈 가능성이 커졌다. 다만 아직 정리된 입장은 아니다.
그래서 지금 뭘 하면 되는가
입법예고 기간은 8월 4일부터 20일까지다. 의견을 낼 생각이면 오늘내일이 마지막이다. 국민참여입법센터에서 받는다.
이후 일정은 국무회의 9월 1일, 정기국회 제출 9월 3일 이전, 최종 확정 12월 초다.
생산적금융 ISA는 2027년 1월 이후 가입분부터라 올해 서두를 일이 없다. 조건도 국회에서 바뀔 수 있다.
일반 ISA를 이미 갖고 있다면 이월분이 남아 있는지만 확인해 두면 된다. 폐지가 확정된 건 아니지만 올해 안에 쓰는 쪽이 안전한다.
국회를 통과하고 나면 확정안으로 다시 쓰겠다.
이 글은 발표된 제도를 정리한 것이고 세무 상담이 아니다. 개별 사정에 따라 결과가 달라지니 확정 판단은 세무 전문가에게 확인해야 한다. 특정 상품이나 종목을 권하지 않는다.
출처
- 재정경제부 — 2026년 세제개편안 (2026.8.3 발표)
- 법무법인 태평양 — 2026년 세제개편안 I: 주요 개정안 (ISA 신구 비교표)
- 헤럴드경제 — ‘국내투자 전용 비과세’ 생산적금융 ISA 신설…일반 ISA는 5년 제한
- 한국일보 — 이월 제한·연장 불허에 비판 쏟아진 ISA 개편… 與 “기존 ISA는 유지”
- 국민일보 — 국장만 하라는 생산적 ISA… 기존 일반 ISA 혜택 확 줄였다
- 파이낸셜뉴스 — 시총은 3배 뛴 코스피, ‘배당수익률’은 반토막
- 파이낸셜뉴스 — “생산적 금융 ISA, 투자 대상 제한 문제”
- 조세일보 — 이자·배당소득 전액 비과세 ‘생산적금융 ISA’ 출시
답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