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부세 기본공제, 안 살면 5억이 깎인다 — 의견 받는 건 내일까지

공시가격 구간별 종부세 과세표준 비교 그래프

내일 창구가 하나 닫힌다. 재정경제부가 8월 4일 입법예고한 종합부동산세법 개정안이다. 의견을 받는 기한이 8월 20일까지다.

바뀌는 건 한 줄로 요약된다. 1세대 1주택 기본공제가 거주하면 14억 원, 안 살면 9억 원으로 갈린다. 지금은 둘 다 12억 원이다.

다주택자는 산식이 아예 바뀐다. 4억 원에 「5억 원 × 거주주택 공시가격 ÷ 전체 주택 공시가격」을 더한 값이다. 어느 집에도 안 살면 4억 원만 남는다.

적용은 2027년 납세의무 성립분부터다. 종부세 과세기준일이 6월 1일이니 실제로는 2027년 6월 1일 기준으로 매겨져 그해 12월에 고지된다.

종합부동산세 개편안 실거주와 비거주 비교표
개편안의 실거주·비거주 비교. 자료 출처: 머니투데이(그래픽=김지영)

공시가 26억을 넘으면 살아도 늘어난다

거주하면 무조건 이득이라는 말이 돌았다. 절반만 맞다.

공제만 오른 게 아니라 공정시장가액비율(과세표준을 정할 때 공시가격에 곱하는 비율)도 같이 오른다. 60%에서 2027년 70%가 된다. 3주택 이상이거나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가진 사람은 2028년에 80%까지 간다.

두 방향이 부딪히는 지점이 있다. 계산해 보면 공시가격 26억 원이다.

그 아래면 공제 상향이 이길다. 그 위로 가면 비율 인상이 이겨서 거주자도 과세표준이 늘어난다. 시가로는 대략 37억 원 언저리다.

공시가격 구간별 종부세 과세표준 비교
공시가격 10억·14억·20억·30억을 놓고 계산한 과세표준. 30억 칸에서 현행 10.8억보다 개정안 거주 11.2억이 크다.

공시가 10억 원짜리 집이면 거주자는 과세표준이 0이다. 안 살면 7,000만 원이 잡힌다.

14억 원이면 격차가 커진다. 거주자는 여전히 0인데 비거주자는 3억 5,000만 원이다.

20억 원 구간에서는 현행 4.8억 원이 거주 시 4.2억 원으로 줄고, 비거주 시 7.7억 원으로 늘어난다. 같은 집인데 세 갈래로 갈린다.

대출은 30일이면 되고, 종부세는 1년을 살아야 한다

여기가 이번 개편에서 제일 헷갈리는 자리다. ‘실거주’를 세제와 금융이 다르게 정의한다.

금융위원회가 8월 13일 부동산 금융대책을 냈다. 수도권·규제지역 아파트를 세 주고 있으면서 본인도 배우자도 그 집에 산 적이 없으면 전세대출 보증을 막는다. 신규도 만기 연장도 원칙적으로 안 된다.

다만 한 번이라도 살고 주민등록을 옮겼으면 대상이 아니다. 주민등록법 제6조는 30일 이상 거주할 목적이면 등록 대상으로 본다. 최소 30일이면 규제에서 빠진다는 뜻이다.

세제는 훨씬 빡빡하다. 부득이한 사유를 인정받으려면 그 집에 1년 이상 계속 살고 있었어야 한다. 그리고 다른 시·군으로 옮겨야 한다.

인정되는 사유도 열거돼 있다. 고교·대학 취학, 직장 변경이나 전근, 1년 이상 치료가 필요한 질병, 학교폭력 피해 전학, 국외 취학이나 근무로 인한 출국, 60세 이상 직계존속 봉양 합가다. 최장 3년까지 거주기간으로 쳐 준다.

비거주 1주택자 부동산 세제 예외 적용 기준
세제가 인정하는 비거주 예외 사유. 자료 출처: 머니투데이(그래픽=윤선정)

재경부 관계자는 머니투데이에 “금융과 세제는 성격이 다르다”고 했다. 대출은 특정 시점을 보고, 양도세는 전체 기간을 본다는 설명이다.

근데 종부세 기본공제는 기간을 안 본다. 거주냐 아니냐만 본다. 그래서 저 설명이 종부세까지 덮지는 못하다.

부부 공동명의는 매년 9월에 다시 골라야 한다

종부세는 사람 단위로 매길다. 그래서 부부 공동명의는 계산법이 둘이다.

하나는 각자 지분만큼 따로 내는 개별납부다. 다른 하나는 한 사람을 1세대 1주택자로 보는 특례 신청이다.

거주하는 부부가 개별납부를 고르면 각 9억 원씩, 합쳐 18억 원을 공제받는다. 지금과 같다.

안 사는 부부는 다르다. 개별납부하면 각 4억 원, 합쳐 8억 원으로 떨어진다. 10억 원이 날아간다.

이 경우 특례를 신청하면 9억 원이 나오니 특례가 낫다. 반대로 거주 중이라면 18억 원 쪽이 크다. 매년 답이 뒤집힐 수 있다.

신청 기간은 9월 16일부터 30일까지다. 이건 지금 제도에서도 그렇고 개편 뒤에도 그렇다. 달력에 적어 둘 만하다.

재경부는 8월 9일 설명자료를 냈다. 공동명의 1주택자를 다주택자로 보는 게 아니라고 했다. 조정대상지역 주택이면 특례 신청 시 공정시장가액비율 70%를 적용받을 수 있다는 내용이다.

의견 8,100건에는 이런 게 적혀 있다

국민참여입법센터에 의견이 쏟아졌다. 8월 12일 오후 2시 기준 종부세법 개정안에만 5,300건이 넘었다. 소득세법 개정안 2,570건까지 합치면 8,100건대다.

내용은 대체로 반대다. 그중에서도 예외 사유를 넓혀 달라는 요구가 많다.

한 국가직 공무원은 이렇게 적었다. “어떻게 매년 보직이동을 할 때마다 근무지에서 부동산을 구입합니까.”

분양받은 새 아파트에 5개월 살다 해외 발령을 받았다는 사람도 있었다. 1년 요건에 5개월이 모자란다. “왜 굳이 1년이어야 하느냐”고 썼다.

고령층 얘기는 더 세다. “현대판 고려장과 다름없다”는 문장이 그대로 올라와 있다.

같은 시·군 안에서 옮긴 경우를 일률적으로 빼는 게 행정 편의라는 지적도 있었다. 조부모 양육이나 자녀 교육 때문에 옮기는 것도 실거주 목적이라는 거다.

서울 강남구의 한 부동산에 붙은 매물 정보
세제개편안 발표 다음 날인 8월 4일 서울 강남구의 부동산. 사진 출처: 뉴시스(홍효식 기자)

정부가 움직였다. 국회에 내기 전에 조정안을 만들겠다고 공식화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8월 11일 국무회의에서 말했다. “20일까지 입법예고 기간에 국민들의 충분한 의견을 듣고 수정해 국회에 제출하겠다.”

이례적이다. 재경부는 보통 정부안을 그대로 내고 국회에서 고친다. 완화된 비거주 예외 사유가 조정안에 담길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왜 지금 이렇게 됐는지도 봐야 한다

직전까지 종부세의 기준은 주택 수였다. 2주택 이하냐 3주택 이상이냐로 세율이 갈렸다. 기본공제도 1세대 1주택이면 12억, 아니면 9억으로 끝이었다.

그 틀에서는 비싼 집 한 채가 싼 집 두 채보다 가벼웠다. 이번 개편은 그 축을 가액과 거주로 옮긴다. 2028년부터는 주택 수 기준 차등세율이 아예 사라진다.

세액공제도 같은 방향이다. 지금은 보유기간으로 최대 50%를 주는데, 2028년부터 거주기간으로 바뀐다. 대신 공제 금액에 한도가 생긴다. 2027년 800만 원, 2028년 이후 600만 원이다.

거주 여부에 따른 연도별 종합부동산세 비교
정부 문답자료에 실린 사례. 같은 집인데 2028년에 738만 원이 갈린다.

정부 문답자료에 사례가 하나 있다. 공시가격 30억 원 주택을 가진 70세, 10년이다.

10년을 살았으면 2028년 종부세가 281만 원이다. 10년을 갖고만 있었으면 1,019만 원이다. 2026년에는 둘 다 155만 원이었다.

반대로 공시가 15억 원짜리에 10년 산 60세는 27.6만 원에서 10.8만 원으로 준다. 중저가 실거주자는 실제로 가벼워진다.

한국경제 집코노미 타임즈가 발표 직후 개편안을 훑은 영상이다. 숫자를 눈으로 따라가기에는 이쪽이 낫다.

아직 국회 문턱도 안 넘었다

이건 정부안이다. 확정된 법이 아니다.

9월 1일 국무회의를 거쳐 9월 3일 이전에 정기국회로 간다. 세율도 한도도 시행 시기도 거기서 달라질 수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사진 출처: 뉴시스 / 머니투데이

여당 안에서도 말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당대표 후보는 8월 13일 라디오에서 “부동산 세금 손대지 말라”고 했다. “50조원의 추가 세수가 나는데 왜 1조원에 목숨을 걸려고 그러냐”는 말도 붙였다.

이번 개편안 전체의 세수효과는 5년간 3조 4,430억 원으로 추산된다. 종부세 조정이 그중 큰 몫이다.

남는 질문은 두 개다. 완화된 예외 사유가 어디까지 넓어질지, 그리고 세제와 금융의 ‘실거주’가 끝내 하나로 붙을지다. 앞엣것은 다음 달 초에 답이 나오고, 뒤엣것은 재경부가 “맞출 이유가 없다”고 이미 선을 그었다.

세율·공제액·시행일은 2026년 8월 19일 기준이다. 개별 사정에 따라 달라지니 확정 판단은 세무 전문가에게 확인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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